영풍문고에 들러서 책을 둘러보다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플라멩코 추는 남자] 라니. 나는 스페인에 대해도 잘 모르고, 플라멩코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르고, 이 책에서 그나마 알아듣는 단어는 새우감바스 정도였다. 

60살이 넘어 굴착기운전을 내려놓은 아버지는 잃어버린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을 준비해가는 것 같다. 나와는 너무 다른 입장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모두 공감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의 청년일지는 나의 지난 다이어리들을 생각나게 하고, 20년, 30년 후의 내 삶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고민하고, 계획하게 하는 이야기다. 

책을 집어들고, 얼마지나지 않아 책을 후루룩 읽어낼 수 있을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다시 독서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2022년을 맞이해서 달력 대신 일력을 구매했다. 매일 한 장 씩 뜯어가면서 그 뒤에 간단한 메모를 남기는게 재밌어 보여서 1년 후에 그 글들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부터였다. 지난 10일간 일력을 뜯어내면서 매일 새로운 사진들을 볼 때면 소소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일력을 뜯어내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을 느끼다니. 백수라는 건 정말 소소한 것으로부터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매일 성취하고 싶다. 뭔가를 해냈다고 말하면서 내 존재를 증명하고 싶은 것일까. 그냥 존재만으로 가치있다는 종교적 이념이 내 안에 있지만 스스로 그대로 사랑하기란 쉽지 않은 영역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도태처럼 느껴진다. 도태되고 있는 나를 사랑하는 것. 그건 정말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백수가 된 후로 나는 뭔가 계속 해내고 싶다. 고장난 채로 방치되고 있던 것들을 고치고, 미뤄왔던 숙제같은 것들을 하나씩 이뤄가려고 아등바등한다. 

중3 때에도 다이어리에 적혔던 버킷리스트들. 영어공부, 수영, 기타반주배우기 등의 것들을 이 백수기간에 이룰 수 있을까. 생각은 많고,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데,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 지 전혀 떠오르지 않는 매일. 지난 시간동안의 나의 경력과 전공들이 남의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좌절감, 도태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오늘도 일력을 뜯는다. 

작심삼일을 세 번쯤 보내고 나니 첫 주가 지나갔다. 새해맞이 계획에 일기쓰기, 운동하기, 책 읽기 등 목표를 세웠었는데 중간에 한 번 씩 빼먹었지만 아직 포기하지는 않았다. 반복되는 매일이 새롭지도 않은데, 이렇게 성실하게 백수를 보내고 있다니. 내 자신이 너무 과한 것 같다.

내일은 지난 달에 알바한 월급이 들어오는 날이다. 그 돈으로 아이폰 13 미니를 사고 싶었는데, 정신줄 꽉 잡고 참는 중.

갤럭시 워치도 샀는데 아이폰으로 넘어가선 안 돼. 갤럭시 존버하라구! 제주도 가서 핸드폰 뽀개 먹고 액정 간 지 두 달 밖에 안 됐어! 벌써 두 달이나 됐다니,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좀처럼 진도가 안 나간다. 만화방 가서 하루종일 만화 읽기도 내 버킷리스트에 있는데, 조만간 번화가에 나가서 하루종일 만화책이나 읽다가 와야겠다. 

블로그에 매일 글쓰기도 그 중 하나다. 이제는 아무 말이나 적게 되는,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내 글을 보고 너는 도치법을 너무 많이 써 라고 했었는데 블로그를 쓰다보면 그렇다는 걸 알 수 있다.

조금만 쉬고 다시 자소서를 써야되는데 한국말 까먹지 않게 머리에 힘줘야겠다.

 

백수가 되고 100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중간에 알바를 하긴 했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여유가 생기니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회사 다닐 때 취미로 하려고 사둔 아직 반도 못 채운 보석십자수를 하거나 그림일기를 쓰겠다고 샀던 아이패드를 꺼내 주섬주섬 충전을 한다. 1일 1팩을 하겠다고 쟁여뒀던 팩도 아침 저녁으로 한다. 사소하지만 만족도가 높은 일들. 

2022년에 들어와서는 다이어리에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별다른 내용은 없고, 그냥 뭐가 맛있었다. 날씨가 좋았다. 산책을 했다. 낮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들이다. 회사를 다닐 때는 그런 사소한 것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백수가 된 후로 계속 불안했다. 쉬긴 쉬어야겠는데, 쉬어도 되는건가. 경력단절 되면 누가 날 써주려나. 이전 직장에서 나에게 매겨졌던 값어치보다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그런 걱정들. 바로 취업도 안 할 거면서 맨날 걱정만 많았다. 

이제는 조금 안정기에 들어선 것 같다. 어떻게든 살아지겠지. 싶은 생각도 들고, 아직은 부모님의 울타리 안이라 걱정도 좀 덜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스스로를 가꾼다는 건 생각보다 사소한 것들을 챙겨주는 것 같다. 사소하지만 귀찮을 수도 있는? 그런 것들. 그래서 조금만 바빠져도 놓치기 쉬운 그런 것들을 채우다 보면 내가 나를 잘 사랑해주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백수는 생각보다 바쁘지만, 그 안에 나를 돌볼 시간이 많다. 어차피 곧 다시 일하게 될텐데 그 때까지 나를 잘 가꿔줘서 나중에 힘든 날이 올 때, 이 날들을 돌아보며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 

 

요즘 내 주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그 드라마, '그해 우리는' 을 보기 시작했다.
보통은 드라마를 볼 때 완결이 난 후에 정주행을 하는 편인데, 유튜브에 알고리즘이 자꾸 떠서 조금씩 보다보니 감질맛이 나서 그냥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겨울인데, 드라마를 보니 지금이 봄 같기도 하고, 여름 같기도 하다. 드라마는 우리에게 그런 걸 선물해줄 수 있는 것 같다. 그 계절을 살아가고 있더라도 다른 계절을 추억해 볼 수 있게 도와준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학창시절,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존재할 첫사랑의 아름다운 추억, 그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함께 웃고, 함께 울기도 하지만 저런 게 삶이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같이 웃고, 같이 우는 거. 그리웠다고, 보고싶었다고 온 몸으로 말하는 것. 드라마 속 연수와 웅이가 너무 부러웠다. 나도 그 시절의 누군가에게 한 번쯤 다시 만나보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웅연수와 비슷한 또래인 내가 이 드라마를 보며 느낀 또 다른 한 가지는, '드라마는 다 미화된거지'. 10년 전 그 사람이 지금의 나를 본다면, 어쩌면 꼴 좋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너 그렇게 살 줄 알았다며 속시원하게 비웃으려나. 

어쨌든, 드라마는 너무 재밌다. 시작하면 후루룩 다 봐 버릴 수 있는 정도로.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러 가기 위해 레깅스(젝시믹스 블랙라벨 시그니처 380N)와 운동용 상의, 레깅스에 라인이 비치지 않는 이너웨어들, 요가삭스 등을 샀다. 지난 주에는 연말 감사제를 진행하고 있어 긴팔 상의도 2개 더 구매했다. 각 제품별 착용샷은 나중에 필라테스 센터에서 기회가 되면 찍어 올려야겠다. 

사이즈 걱정이 많았는데, 뼈대가 굵고 튼튼한 타입이라 M은 불가할 거 같아서 타이트한 옷들은 모두 L로 샀다. 대체로 옷들이 쫀쫀한 타입이기 때문에 흘러내리거나 하지 않았고, 너무 숨막히지도 않아서 적당하게 잘 산 것 같다! M을 욕심내지 않길 잘 했다는 생각!

젝시믹스 요가삭스
젝시믹스 심리스 세트
젝시믹스 에어센트
젝시믹스 에어센트
젝시믹스 루프 핑거홀 베직티 베이지
젝시믹스 루프 핑거홀 크롭티 화이트
젝시믹스 블랙라벨 시그니처 380N
젝시믹스 블랙라벨 시그니처 380N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연말연시만 되면 MBTI가 J로 바뀌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새해맞이 부스터 같은건가.
컴퓨터공학과 학생으로 4년, 개발자로 직업을 삼고 5년동안 주위에 많은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환자들을 봐 왔다. 스스로도 가끔 통증을 느끼고 있었기에 퇴사를 하고 쉬어가기로 결정한 이 시기에 여러 운동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더불어 자세교정도 되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제일 하고 싶은 건, 수영이다. 수영은 겨울에 시작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주위의 충고로 먼저 필라테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수영은 3월에-)

주변에 필라테스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기꺼이 시작하기엔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나에겐 진입 장벽이 높았다. 퇴직금 받은 돈도 있고, 허리 잃고 수술하는 것보다 미리 관리하는 게 저렴하다는 생각으로 필라테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집 주변의 필라테스 센터를 방문해 체험을 했다. 새해 시작하자마자 첫 평일에 첫 체험. 너무 부지런한 거 아닌가. 

체험후기는 아주 재밌었고, 적당히 정적이며, 많은 근육을 섬세하게 케어하는 점이 나랑 잘 맞는 운동이었다. 기본적으로 파워 I 성향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고, 수업속도도 1:1로 나가기 때문에 크게 무리 없이 진행한다는 점이 좋았다. 필라테스에 대해 찾아볼 때 수업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기 위해 처음에는 1:1을 시작하라는 글들이 많았었는데 경험해보니 바로 이해가 되는 말이었다. 근육을 조이고 풀고 밀어주는 그 모든 과정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다들 이래서 한 번 시작하면 꾸준히 하게 되는건가. 스스로를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2022년 들어서 처음 외출한 거였는데, 이렇게 만족도 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니. 임인년 호랑이 기운이 나랑 좀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매일.

새해맞이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그 중 매년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하나는 독서하기. 독서의 권수만 달라질 뿐 매년 반복되는 버킷리스트다. 올해는 한 달에 한 권을 목표로 잡아봤다. 소박한 것 같지만 작년에 완전히 다 읽어낸 책은 고작 6권 남짓이었던 걸 생각하면 그리 여유있는 숫자는 아니다. 1월 2일이니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매년 나에게 큰 응원이 된다.

첫 번째 책으로 고른 건, '생각을 생각한다' 이재훈 목사님의 저서이다. 193페이지로 목차를 보면 23개의 소제목들이 있다. 2부에 나눠진 이 책은 한 챕터가 길지 않아 책을 손에 잡기만 하면 금새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첫 서적으로 종교서적을 고른 이유가 있을까.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독서를 할 때 자기계발서, 소설, 경제관련 서적을 위주로 읽어왔다. 세상에 대해 궁금했었나. 남들보다 뒤쳐지고 싶지 않았나. 남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다른 이들의 30대는 어떤지가 궁금했던 것 같다. 2022년을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종교에 대한 근육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30대이니 곧 집사님이 되고, 나이를 먹고 믿음을 잘 지키고 교회생활을 열심히 한다면 권사님이 되겠지. 개인의 신앙을 돌아보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세상처럼 생각하는 게 아니라 크리스찬처럼 생각하는 법을 다시 고민해볼 생각이다.

한 권의 책으로 세상이 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쌓이는 독서가 나를 변화시킨 경험은 종종 있었으므로 독서의 힘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2022년 얼마만의 백수로서의 새해맞이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퇴사를 하고 연말을 휴식 속에서 즐기며 보냈다. 
여유가 있으니 생각도 많아져서 오랜만에 새해계획도 미리 작성해볼 수 있었다.

1. 책 12권 이상 일기
2. 넷플릭스 보고, 미디어리뷰 기록하기
3. 수영 배우기
4. 해금 배우기
  - 이전에 배웠었는데 선생님이 쉬시기로 해서 같이 쉬면서 멈추게 됐다. 다시 시작하기.
5. 클라이밍 센터에서 클라이밍 레슨 받아보기
6. 원데이클래스 3개 이상 체험해보기
  - 커피 클래스, 꽃꽂이 클래스, 도예 클래스 해보고 싶다.
7. 부산(외가) & 서울(친가) 다녀오기
8. 증명사진 찍기 - 여권갱신용
9. 영어회화, 전화영어 시작하기
10. 전공 관련 자격증 2개 이상 취득하기
11. 필라테스 시작하기

이외에도 일기 쓰기, 말씀 묵상하기, 여행 가기 등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 갈 수 있을까ㅠ

 

2022년 새로운 시작이 좋다~
우리 모두 2022년 화이팅입니다 :)

 

 

30대에 들어섰지만 아직 가다실을 맞지 않은 사람이 있다?
 ㄴ 네 그게 바로 접니다😂

1차 맞고 1년 안에 3차까지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하고,
맞으면 며칠간 아플 수 있다고 해서 직장 다닐 땐 엄두가 안 나 미루다 보니 서른이 넘었네요.

정보를 찾다보니 병원마다 금액이 좀 다르다는 걸 알게되어 가장 저렴한 병원을 찾고 싶었어요~
15만원에서 20만원 이상까지도 있는 거 같더라구요

검색하다보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조회해보고 전화로 한 번 더 문의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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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각 지역화폐가 가능한 병원에서 맞을 경우, 지역화폐로 결제하시면 더 저렴하게 맞을 수 있다고 하네요~

내가 맞으려고 알아본 가다실9프리필드시린지 !!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맞으면 좋다고 하니 가능하신 분들은 빨리 맞으세요~

10/21

개발자 첫 퇴사 이후, 150만원짜리 여행을 다녀오면서 마음에 불안함이 가득해져 단기 알바를 하기로 했다. 

우선 다음달 돈은 메꾸겠지만, 코인에 넣은 돈과 한국주식에 넣은 돈이 나락에 가서..
퇴직금으로 생활하려던 기간이 생각보다 줄어들었다.. 

조금 놀고, 빨리 취업하는 편도 좋지만 나는 봄에 놀고 싶기 때문에.. 미리 돈 벌어놓고 놀 생각이다.
대학 졸업 후 편의점 알바 구할 때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알바구직사이트에 들어갔다.
2달 단기 알바를 구했고, 300만원 정도 더 벌고 여행사고친 비용을 메꿔야지. 

연말까지 일하고, 크리스마스 전후나 새해전야에 여행을 다녀오면 좋겠다. 
오랜만에 하는 아르바이트 잘 적응하고, 일 했으면 좋겠다.

2021/10/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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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혼자 운전해서 내륙 여행가기
   - 간단하게 경주, 정선 이런 곳에 가보고 싶다. 제주도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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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제주도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차도 렌트하고, 30만원의 행복이라는 주제로 혼자 여행길에 올랐다. 

왕복 비행기값 51,800원
숙소 28,000원
차량렌트비(여러 어플을 통해 할인에 할인을 더해서) 85,000원

남는 135,200원으로 여행을 즐겨보자~ 하는 것이 이번 여행 계획이었다. 제주도 도착하자마자 렌트카 업체로 이동해서 차를 빌리고 아침 먹으러 이동하자마자(!!) 주차하면서 헤드라이트를 박음^_^ 렌트카 보험을 단독사고는 보험이 안 되는 걸로 들어서 100% 본인부담이라고 한다. 헤드라이트가 범퍼까지 세트로 된 차라서 총 86만원 정도 돈을 지불함.

30만원 여행이 졸지에 120만원의 행복으로 ^_^;;;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여행이나 즐기자 하고 신나게 돌아다니고 사진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비도 오고 했지만 확실히 즐거운 여행이었다~ 120만원치 뽕뽑으려고 진짜 열심히 돌아다니고, 사진도 열라 많이 찍음ㅋㅋㅋ

특히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꼭 방문하고 싶어서 숙소도 근처로 잡았던 '마틸다' LP바였다. 
태어나서 처음 바에 가봤는데 혼자 가서 더 좋았던 거 같고 사운드가 아주 굿이어요~
여기 가려고 코스도 서쪽으로 잡았는데 정말 최고의 여행이었고 혼자 3잔이나 마시고 나옴 아주 술꾼이여~

둘째날 아침, 숙소 앞 바다에서 오션뷰 사진 찍다가 갤럭시노트 10 액정 깨먹음.. 안그래도 갤럭시노트 다음 버전 안 나와서 넘나 아쉬워하던 찰나였는데 액정이 깨지다니 OMG.. 핸드폰 보험도 끝났는데.. 서울 돌아와서 액정수리에만 279,000원 씀.. 이렇게 30만원의 행복은 150만원의 행복으로 돌아왔네요 ^_^;; 1박2일이 정말 7박 8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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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당일치기 여행은 종종 갔지만 이렇게 하루 밖에서 자고 오고 이런 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 혼자여행가면 생각의 전환도 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더니 정말 많은 걸 배우는 여행이었다. 그리고 그 돈을 다 일시불로 지불할 수 있는 나 자신이 너무나 으른 같았고, 퇴직금도 아직 안 들어왔는데 다음달의 나 화이팅이다. 퇴직금과 마지막월급 정산 때문에 노동청 가는 일만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중이다. 

정말 많은 걸 배우는 감사한 여행 (우는 거 아니에요ㅠ

다음엔 경주나 정선에 가고 싶다. 

 

 

2021/10/8

이전에 작성했던 퇴사 버킷리스트 중 [건강검진하기], [나를 위한 퇴사 선물하기] 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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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건강검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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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수년생이라 올해 건강검진 대상이다. 동네 내과, 치과를 돌아다니며 건강검진완료. 
대학생 시절 갑상선이 너무 크다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후로는 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는 중이다.
건강이 최고, 퇴사 전 여기저기 통증은 이제 모두 사라졌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고,
퇴사하면 다 낫는다던 선배님들의 말씀도 찐이라는 걸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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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를 위한 퇴사 선물 하기
   - 화장품 류 외에 명품 관련된 어떤 것도 가져본 적이 없어서 명품카드지갑을 사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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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를 위한 퇴사 선물은 프라다 카드지갑을 구매했다. 원래는 버버리 헤이마켓 카드지갑을 사고 싶었는데 롯데백화점에 방문해 문의하니 예전 디자인이라 더이상 안 나온다고 했다. 회사에서 명절 선물로 준 백화점상품권 털어서 살려고했는데 마음처럼 안 되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집에 너무 누워있기만 하니 심심해서 돈을 쓰고 싶다. 돈으로 자존감을 사려는걸까.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버버리 매장가로 프라다 병행수입을 살 수 있길래 프라다 병행수입 제품으로 사기로 했다. 평소 A/S도 잘 안 받는 타입이라 병행수입 쓰다가 질리면 다른 제품을 새로 사는 게 나을 듯. 병행수입이지만 찐이라고 하니 믿고 사기로. 안 믿으면 나만 찝찝하지 뭐.

 

어쨌거나 돈을 쓰고나니 뭔가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아졌고, 아직 퇴직금과 마지막 월급이 들어올 예정이라 금전적으로도 스트레스가 없다. 앞으로 무얼 더 해나가야 할까. 여유시간동안 하고 싶은 걸 좀더 고민해봤는데, 잘 생각이 안 난다. 백수일기나 열심히 써야되는데, 일주일에 하나도 쓰기가 힘들다.

[추가된 버킷리스트]
13. 정독도서관 가서 하루종일 책 읽기
14. 자격증 취득하기 - ADSP 자격증(데이터분석준전문가), 리눅스마스터 2급, 정보처리기술사 등
15. 바리스타 자격증 수업듣기
16. 엄마 자전거 알려드리기

2021/10/06

원래 사람이라는 동물이 그렇다. 시험기간에도 그렇고, 방학도 그렇고, 시작하기 전에는 하고 싶은 게 많다가도 막상 시험 끝난 후나 방학이 시작되고 나면 집에 누워만 있게 된다. 나만 그런가.

그래서 퇴사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어놨었다. 근데 정말 퇴사하고 나니 뭐가 하고싶은 지 기억이 안 나고, 계속 누워있게만 된다. 

[퇴사하기 전에 작성해보는 퇴사 후에 하고싶은 LIST]
1. 유럽여행
   - 산티아고순례길 다녀오기
   - 유럽축구 보러가기
   - 프랑스 길거리에서 커피마셔보기
   - 에펠탑 앞에서 돗자리 깔고 누워있기
2. 퇴직금, 마지막 월급으로 학자금대출 상환하기
3. 가족국내여행
4. 건강검진하기
5. 나를 위한 퇴사 선물 하기
   - 화장품 류 외에 명품 관련된 어떤 것도 가져본 적이 없어서 명품카드지갑을 사기로 결정.
6. 클라이밍 센터 등록하고 2개월 수업듣기
7. 수영배우기
8. 기타 반주법 배우기
9. 피아노 다시 치기
10. 해금 배우기
   - 회사 다닐 때 취미를 가져보겠다고 6개월 정도 배웠는데 배우던 학원이 없어져서 중단함. 다시 해보고 싶음.
11. 혼자 운전해서 내륙 여행가기
   - 간단하게 경주, 정선 이런 곳에 가보고 싶다. 제주도도 좋음.
12. 카드할부 정리하기

이정도를 적었었는데, 얼마나 할 수 있으려나. 나는 얼마나 백수로 살게 될 것인가. 다시 직장을 얻기 전까지 한 걸음 성장하는 내가 되고 싶다가도 그냥 한 없이 누워있고 싶기도 하다. 사람은 참 입체적이지.

우선 퇴직금이 들어오면, 2. 학자금대출 상환하기, 5. 나를 위한 선물하기, 12. 카드할부 정리하기 를 처리해야겠다.
그리고 뭐가 더 하고 싶은지, 앞으로 뭐가 되고 싶은지, 개발자가 계속 하고 싶은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2021/09/30

첫 정규직 퇴사일. 홀가분한 마음으로 첫 직장의 문을 닫고 나왔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물건의 반을 쓰레기통에 쳐박고, 가지고 떠나기로 한 물건은 명함, 기계식키보드, 버티컬마우스, 펜 몇 자루 정도다. 이 에코백 하나가 내 4년의 반증이다. 

첫 회사에 입사할 때 나는 그 회사에 1년 정도 다니면 잘 다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이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게 많았다. 그렇게 1년, 2년을 지내던 중 유럽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코로나가 찾아오면서 계획했던 유럽여행을 갈 수 없게 되면서 1년을 더 근무하게 됐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을 채우게 됐다.

나는 연말마다 아주 빡센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편이었다. 모든 연말 프로젝트가 빡센건가. 의문이기도 하고, 회사에서 유일한 남이었던 나를 그런 프로젝트에 밀어넣은 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2017년, 18년, 19년, 20년을 그렇게 보내면서 21년은 다를 거라고 생각하던 중 9월부터 시작되는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내 이름이 거론되었을 때, 그 정도 사이즈의 프로젝트가 아닌데 모두가 피하고 싶은 똥을 내가 받게 되는구나. 생각하면서 퇴사를 결정하게 됐다.

그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는 회의를 마친 이후로, 내가 담당하던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여러 신규 이벤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했고, 내가 실시간으로 좆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아 이 회사 나가면 이거 다 안 해도 그만인데, 그래서 퇴사하기로 했다. 

퇴사 욕구는 점진적으로 쌓여가 8월 말, 9월 초. 회사에 퇴사 의견을 전할 수 있었다. 그 쯤부터 4년간 참아왔던 몸 속의 질병들이 튀어나오고, 응급실까지 다녀오게됐다. 그 무렵, 퇴사한다고 말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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