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종 시간이 날 때면, 글을 쓴다. 글이라고 하기엔 부족한가 싶지만 글자의 나열을 글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 몇 차례 여름휴가와 쉼을 가질 때에면 어떤 공상들이 나를 채운다. 긴 글은 아니지만 생각의 부유물들이 텍스트로 기록된다. 그리고 또 1년을 흘려보낸다.

- 항상 방 안에서 적는 비슷한 글이지만, 나는 언젠가의 네팔 카트만두의 피자집에 있거나 베트남의 비오는 오후 쌀국수집에 있는 나를 기억하며 글을 쓴다. 

- 회사에 다닐 적에는 대체로 많은 시간을 텍스트를 읽는데에서 위로를 얻는다. 소비하며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그 글들은 대체로 트위터, 인스타그램, 다음카페 등을 통한 가벼운 글들이다. 대체로 문단이 없는 글들.

- 소비하다 보면 이정도면 되었다는 생각으로 잠자리에 든다. 오늘 분의 소비를 완료했다는 생각. 그러나 소비만으로는 안된다. 그걸 알고 있지만 퇴근을 하고 오면 한 글자도 내 생각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글 쓸 때 생각할 힘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것. 

- 가끔 이렇게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쓸 때 나는 내가 쓰레기 데이터들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뭐 어때, 아무도 안 볼텐데. 언젠가는 많은 이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싶다가도, 어떤 때에는 우주의 먼지 같은 나로 남아있고 싶다. 

 

- 2021, 여름 휴가를 보내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