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다음 독서는, 엘리자벳 엘리엇의 '전능자의 그늘' 이라고 지난 게시글에 당차게 이야기했지만, 역시 신앙서적은 빨리 읽기에 적합하지 못하고 곱씹고 번뇌하여 읽어야 했다.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는 얼마 전 결혼한 친구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2권을 구매해 한 권은 친구에게 선물하고, 한 권은 나를 위해.
내용이 어떤 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이 한 문장이 내포하고 있는 많은 해석들이 나를 위로했다. 책을 읽을수록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다. 내 삶은 너무나 평범했고, 실패해 본 일이 없었고, 때가 되면 또래에 따라 필요한 일들을 해 나갔다. 작가의 삶과 이 책을 집어 들어 읽어가는 청춘(?)들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음에 대한 죄책감.
좀더 실패해 봤어야 하는 걸까. 희망도 없는, 암담하고 길게만 느껴지는, 끝 없는 터널을 걸어가는 기분을 느끼는 이 시대의 많은 청춘들이 이 책을 선택했던 것일까. 와 같은 생각이 날 애웠고, 다시금 이 세대의 마음이 어떠한 지 돌아보게 했다. 한 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유행했고, 힐쏘 또한 그 책을 읽었다. 그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이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이 책은 모든 순간이 귀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니 현재를 잘 살자. 너무 아프거나 힘들면 조금은 쉬어가자. 우리가 겪는 어떤 것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청춘은 왜 이리도 고단한가.
어쩌면 간단하고 가벼울 수 있는 이 책이 나에게 여러 생각을 심어 놓았다. 지금은 씨앗에 불과하지만 이 책을 통해 생각하게 하는 것들, 그 이야기를 잘 정리하면 또 다른 위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듣다.
어쨌거나 가볍게 읽기에 좋았던, 위로가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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