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30
첫 정규직 퇴사일. 홀가분한 마음으로 첫 직장의 문을 닫고 나왔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물건의 반을 쓰레기통에 쳐박고, 가지고 떠나기로 한 물건은 명함, 기계식키보드, 버티컬마우스, 펜 몇 자루 정도다. 이 에코백 하나가 내 4년의 반증이다.
첫 회사에 입사할 때 나는 그 회사에 1년 정도 다니면 잘 다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이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게 많았다. 그렇게 1년, 2년을 지내던 중 유럽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코로나가 찾아오면서 계획했던 유럽여행을 갈 수 없게 되면서 1년을 더 근무하게 됐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을 채우게 됐다.
나는 연말마다 아주 빡센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편이었다. 모든 연말 프로젝트가 빡센건가. 의문이기도 하고, 회사에서 유일한 남이었던 나를 그런 프로젝트에 밀어넣은 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2017년, 18년, 19년, 20년을 그렇게 보내면서 21년은 다를 거라고 생각하던 중 9월부터 시작되는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내 이름이 거론되었을 때, 그 정도 사이즈의 프로젝트가 아닌데 모두가 피하고 싶은 똥을 내가 받게 되는구나. 생각하면서 퇴사를 결정하게 됐다.
그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는 회의를 마친 이후로, 내가 담당하던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여러 신규 이벤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했고, 내가 실시간으로 좆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아 이 회사 나가면 이거 다 안 해도 그만인데, 그래서 퇴사하기로 했다.
퇴사 욕구는 점진적으로 쌓여가 8월 말, 9월 초. 회사에 퇴사 의견을 전할 수 있었다. 그 쯤부터 4년간 참아왔던 몸 속의 질병들이 튀어나오고, 응급실까지 다녀오게됐다. 그 무렵, 퇴사한다고 말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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